2014년 4월 25일, Day 4- Day 11
무거운 배낭 2개, 책가방 1개, 크로스백 1개, 음식가방 1개
어깨와 두손에 가득 들고 블라디보스톡 기차역을 향했다.
출발시간은 밤 12시즈음.. 그때까지 시간을 보내야했기 때문에 가방들을 보관소에 맡겼다.
(보관소가 어디에 있고 얼마인지 등등 검색의 왕 선구군이 다 알아봤다!! 대단)
그 덕분에 편안하게 남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카페에서 조금 노닥노닥 거리고 우체국에 들러 한국에 엽서도 써서 보내고
여유있게 마지막 블라디보스톡을 즐겼다.
이제 기차를 타야겠지... 무려 7박 8일을 꼬박 기차안에 있어야 한다.
어디 1박2일만 놀러가도 할 것이 많은데 달리는 기차 안에서 8일이라는 시간을 보낼 생각을 하니
아무것도 몰랐던 나로서는 그저 설레이고 궁금하고 그랬다.
기차를 타고 하루가 지나서야 8일을 어찌 보내나.... 생각했던 것 같다 ㅋㅋㅋ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블라디보스톡에서 모스크바로 달리는 길이는 무려 9334km!!!
세계 최장거리 철도다. 그 열차에 내 몸을 맡기고 이런 경험을 해본다는건 정말 멋진 일이 아닐 수 없다.
새벽에 열차에 오르니 8일동안 사용할 이불과 베개, 시트를 나누어 주었다.
출발전 시트를 씌우고 침대 칸에 세팅을 하고 누우니 편안했다. 하지만!! 열차가 출발하는 순간
어떻게 달리는 열차에서 잠을 청할 수 있을지... 걱정되기 시작했다. 너무도 덜컹거렸기 때문에
진짜 밖으로 튕겨져 나갈 것같은 느낌이었다.
우리는 6인실이었는데 다 뚫려있고 윗층이 자리인 사람들은 우리가 있는 아래침대로 내려와 앉아있기도 한다. 블라디보스톡에서 출발할 때는 사람이 별로 없어 우리 둘만 6인실에서 출발했다.
나중에 모스크바쯤 가니 사람이 꽉차서 바글바글 그 자체였지만..
ㅋㅋㅋ 위에 선구군을 보면 정말 초쵀 그 자체
한 4일정도 지난모습인듯하다ㅋㅋ
열차 안의 시간은 느리게 간다.
열심히 빙고게임도하고 야구게임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일기도 쓰고 이야기도 나누고 밖을 구경해도
시간이 너무 많이 남는다.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남은 6일이 걱정되기 시작한다.
핸드폰 충전을 해야하는데 콘센트는 화장실 옆이 하나있다.
사람들이 화장실 앞에 서서 겨우겨우 핸드폰을 충전한다.
그때 내 핸드폰은 노트 2였는데 충전이 안되서 엄청 아껴섰던 기억이 ㅋㅋ
선구군꺼는 그나마 충전이 조금씩은 되서 야금야금 충전했더랬다.
열차안에서 지내는 모습들을 보면 옷도 똑같고 사진 찍힌 모습도 널부러져있다
진짜 무료하긴 한데 이런 경험을 어디서 해보겠나 싶어서 즐겼던것 같다 ㅋㅋ
먹는 이야기를 해볼까?
그럼 7박 8일동안 뭘 먹고 지냈는가!!!
열차 안에는 100도씨의 물을 뜰수 있는 온수기가 설치되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거의 빵이나 라면을 먹는다. 우리도 다르지는 않았다.
챙겨간 컵라면과 누룽지, 그리고 통조림 캔과 김이 우리의 주식이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열차가 정차할 때 밖을 나가보면 그 지역 사람들이 음식을 가져와
역 근처에서 음식을 판다. 아이스크림도 있고 라면도 있고 집에서 만든 수제 음식도 있다.
우리도 몇번 사먹었는데 특이한 음식들이 많았다.
또 하나의 방법은 식당칸에 가는 것! 식당칸은 7박8일중 딱 1번 가보았는데
음식값이 밖에서 사먹는것 보다 비싸고 메뉴도 러시아 말로 써있어서 어떤걸 시켜야 할지 막막하여
시켜놓고 맛없어서 다 못먹은 기억이다.
갑자기 먹는 사진을 올리니 군침이~~
이번에는 바깥 경치, 풍경을 이야기해볼까?
열차를 오래 타다본이 시간도 계속 바뀌고 날씨도 계속 바뀌고 천천히 적응해간다.
눈이 왔다가 비가 왔다가 따뜻했다가 석양을 보다가 해가 뜨는것을 보고
멋진 경치들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사진으로 이야기해볼까보다~
구석구석 러시아를 보고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언젠가 차를 타고 천천히 시베리아를 횡단해보는것도 꿈꾸게 된다.
그렇게 7박8일을 달리고 또 달렸다.
인생에서 이런 경험을 언제 또 해볼까?
처음에는 두려움이었지만 해보고나니 또 하고싶은 이 갈대같은 마음을 어찌할꼬..
아침마다 청소하러 돌아다니는 역무원과 내리고 타는것을 반복하는 러시아 사람들이
참 그립다....
<짜투리 사진>
이제 모스크바로 가볼까!!!